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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조금의 잠이 필요했던 밤

장례식장 유가족 휴게실에서 잠깐 눈 붙였다가, 겨우 잠든 가족들을 깨운 썰

다음 교대 시간에 일어나려고 맞춘 알람이었다. 잠깐만 쉬면 다시 나갈 생각이었는데, 내가 눈을 떴을 때는 곁에서 겨우 잠든 가족들도 함께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피곤하다는 말도 조심스러웠다

장례식장에서는 시간이 평소처럼 흐르지 않았다. 사람을 맞고 인사를 하고 식사를 챙기다 보니 낮과 밤의 경계가 흐려졌다. 가만히 있다가도 해야 할 일이 떠올랐고, 잠깐 앉으면 누군가 찾는 소리가 들렸다. 가족들은 서로 괜찮으냐고 물었지만 쉬고 싶다는 말은 쉽게 하지 못했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눈앞에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밤이 깊어 손님이 뜸해진 뒤에야 번갈아 쉬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먼저 자리를 지키던 가족이 내게 휴게실에 가서 잠깐 누우라고 했다. 얼마 뒤 내가 나와 교대하기로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미안해서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오래 쉬려는 게 아니라 조금 뒤 돌아오기 위한 잠이라고 스스로 설명해야 눕는 일이 가능했다.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쉬고 싶어 하고 있었다.

휴게실에는 다른 가족 두 명이 먼저 누워 있었다. 한 사람은 겉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접은 담요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불을 더 켜지 않고 빈자리에 앉았다. 휴대폰에 교대 시각보다 조금 이른 알람을 맞췄다. 누군가 나를 다시 찾으러 들어오는 수고를 줄이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한 행동이 방 안에 어떤 소리를 만들지는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

휴대폰을 손 가까이에 두고 누웠다. 문밖에서 발소리와 낮은 말소리가 이어졌다. 눈을 감고도 이런저런 장면이 떠올라 바로 잠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알람을 듣자마자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몸의 피곤함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컸다. 잠깐 눈을 감았다고 느낀 다음 순간에는 이미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괜찮다는 말이 더 미안했다

알람이 울리고 누군가 옆에서 움직였다. 나는 먼저 그 움직임을 느낀 뒤에야 소리를 알아챘다. 휴대폰을 잡아 끄는 동안 곁에 누운 가족도 몸을 세웠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는 목소리가 잠에 잠겨 있었다. 나는 교대하려고 맞춰둔 알람이라고 설명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급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가족은 다시 담요를 당겼다.

다른 가족도 눈을 뜨고 시간을 물었다. 아직 조금 더 쉬어도 된다고 말했지만 이미 몸을 일으킨 뒤였다. 얼굴을 손으로 쓸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니 내가 잠을 끊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나는 더 설명할 말을 찾지 못했다. 해야 할 일을 잊지 않으려던 알람이었지만, 그 방에서 모두가 기다리던 것은 새로운 일의 시작보다 잠깐의 고요함이었다.

가족은 괜찮다며 얼른 나가보라고 했다. 꾸중도 없었고 표정이 날카롭지도 않았다. 오히려 내 등을 가볍게 만져주었다. 그 손길 때문에 더 미안했다. 서로 힘든 것을 아는 사람들끼리는 작은 불편을 문제 삼지 않고 넘길 때가 많다. 그렇다고 그 불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잠에서 깨느라 무거운 얼굴들을 뒤로하고 휴게실 문을 닫았다.

바깥에서 자리를 지키던 가족이 조금 잤느냐고 물었다. 나는 잤다고 답하고 옆에 앉았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이어져 알람 이야기를 길게 할 수는 없었다. 물을 따르고 의자를 정리하는 동안 방 안에 남은 사람들이 다시 잠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얻은 짧은 휴식만큼 그들에게도 끊기지 않는 시간이 필요했다. 알람을 설정할 때는 그 당연한 사실을 놓쳤다.

내 몫을 하려고 맞춘 시간이었지만, 곁에 누운 가족에게는 조금 더 쉬어도 되는 시간이었다.

서로를 생각하면서도 놓치는 일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확인했을 일을 그날은 여럿 놓쳤다. 충전기를 어디에 뒀는지 잊었고, 이미 들은 안내를 다시 물었다. 알람도 그런 상태에서 익숙한 방법으로 맞춘 것이었다. 일부러 크게 울리려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피곤하고 마음이 복잡한 날일수록 기억에만 기대면 빈틈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를 탓할 일이 아니라 다음에 덜 힘들 수 있게 준비할 일이었다.

다음 휴식 전에 교대 시각을 다시 이야기했다. 몇 시에 나올지만 정하는 대신 어디에서 쉬는지, 필요하면 어떻게 부를지도 짧게 맞췄다. 내가 반드시 들을 수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도 생각했다. 이어폰으로 조용히 알람을 받는 방법은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가족이 찾는 말이나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했다. 주변을 완전히 가리고 혼자 잠드는 방식은 그날의 나에게 맞지 않았다.

휴대폰에서 남아 있는 알람을 정리했다. 같은 시각에 다시 울릴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직접 나를 찾을 수 있는 가족에게 쉬는 자리를 알려뒀다. 누군가 무조건 깨워주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과 서로 가능한 방법을 정하는 것은 달랐다. 한 사람에게 책임을 몰아주고 싶지는 않았다. 각자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었기에 짧고 분명한 약속이 오히려 부담을 덜어줬다.

그 뒤 조용한 알람을 찾아보면서 넨네도 알게 됐다. 내가 쓰는 이어폰에서 신호를 확인하고 연결이 유지되는지 살피는 일은 미리 해둘 수 있었다. 급한 자리에서 처음 설정을 만지는 것보다 평소에 한 번 익혀두는 편이 나았다. 조용한 기능 하나로 그날의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가족의 잠을 더 깨우지 않을 방법을 준비할 수는 있었다.

조금 더 쉬라는 말의 무게를 알게 됐다

나중에 다시 휴게실에 들어갔을 때 한 가족은 아직 누워 있었다. 잠들었는지 확인하려고 말을 걸지는 않았다. 필요한 물건만 챙기고 문을 조용히 닫았다. 평소라면 별생각 없이 했을 동작을 하나씩 천천히 하게 됐다. 알람에 함께 눈을 뜨던 얼굴을 보고 나니 몇 분의 잠도 다른 사람에게 쉽게 내어줄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교대하며 서로 조금 더 쉬라고 말했다. 전에는 인사처럼 들렸던 말이 그때는 아주 구체적이었다. 누운 사람이 지금 일어나지 않아도 되도록 바깥에서 자리를 지켜주겠다는 뜻이었다. 눈을 감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만큼, 그 시간이 중간에 끊기지 않게 하는 일도 필요했다. 나는 다음 교대를 확인하고 휴대폰을 한 번 더 들여다봤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에야 그날의 피곤함이 밀려왔다. 집에서 조용히 누웠을 때 휴게실에서 들리던 작은 움직임이 생각났다. 가족은 내 알람을 오래 기억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나도 그것만 떠올리며 스스로를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서로가 지쳐 있는 자리에서 사소한 준비 하나가 어떤 시간을 지킬 수 있는지 배운 일로 남겨두고 싶었다.

그날 알람을 맞춘 이유는 내 몫을 다하고 싶어서였다. 그 마음에 가족이 쉬는 시간도 더해졌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제는 함께 밤을 보내거나 번갈아 쉬는 상황에서 돌아갈 시각과 깨는 방법을 같이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쉬라고 말할 때는 그 사람이 정말 잠깐 놓아도 되도록 해주고 싶다. 나를 깨우는 신호가 곁에 누운 사람까지 부르는 소리가 되지 않도록.

넨네

함께 지친 날에는 서로의 짧은 잠도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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