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버스 안에 혼자 남은 아침
회사 통근버스에서 푹 잤다가, 기사님이 깨워주는 마지막 사람이 된 썰
회사 통근버스에서 잠깐 눈을 붙였는데, 눈을 뜨니 동료들은 모두 내리고 기사님만 남아 있었다. 익숙한 출근길에서 도착을 남에게 맡겼던 아침과 달라진 쪽잠 준비 이야기.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매일 같은 자리에 앉으면 도착도 익숙해졌다
회사 통근버스를 타는 날이면 정류장에 일찍 나갔다. 버스를 놓치면 다른 교통편으로 한참 돌아가야 해서 탑승 시간만큼은 늘 신경 썼다. 그날도 출발 전에 무사히 탔다. 평소 앉던 중간 창가 자리가 비어 있었고, 가방을 안쪽으로 넣은 뒤 안전띠를 맸다. 정류장에 제시간에 도착한 순간 가장 어려운 일을 끝냈다고 생각했다. 회사까지 가는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전날 늦게까지 집안일을 하느라 잠이 부족했다.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했고 버스에 올라서야 커피를 못 챙겼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휴대폰을 열었지만 화면을 볼수록 눈이 더 무거웠다. 앞자리 동료도 고개를 기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출근길에 자는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에 나 역시 조금 쉬기로 했다. 회사에 도착할 때쯤 사람들이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통근버스를 탔을 때는 정차 위치와 회사 출입구를 계속 확인했다. 몇 주가 지나자 익숙한 건물이 보이면 도착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날은 그 익숙함 때문에 별도의 알림을 준비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창밖의 변화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알아챘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았다. 피곤한 정도가 다른 날이었다는 사실보다, 같은 버스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더 믿었다.
알람을 맞출까 잠깐 고민했지만 버스 안에서 휴대폰 소리를 내고 싶지 않았다. 잠든 동료를 깨우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 소리가 싫으니 알람을 생략하자는 쪽으로 쉽게 결론을 냈다. 나만 알아챌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차창에 작은 물방울이 흐르는 것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 다음 기억은 평소 아침 풍경과 전혀 다른 조용함이었다.
기사님의 목소리가 출근길의 마지막 안내였다
“회사 도착했어요.” 누군가 말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처음에는 아직 정류장에 서 있는 줄 알았다. 창밖을 보니 회사 건물이 바로 앞에 있었고, 버스는 멈춰 있었다. 앞자리 머리받침 너머로 늘 보이던 사람들도 없었다. 나는 잠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휴대폰부터 찾았다. 기사님이 통로 쪽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야 다른 사람들이 이미 내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계를 보니 평소 회사 앞에 내리는 시각을 조금 지나 있었다. 버스가 크게 늦게 온 것은 아니었다. 다른 승객들이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동안 나는 창가에서 계속 자고 있었던 것이다. 회사 안까지 들어가 옷을 정리할 여유가 줄었다. 나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가방을 끌어왔다. 안전띠를 먼저 풀어야 하는데 지퍼부터 만졌다. 깬 직후 머리가 정리되지 않아 평소 순서가 뒤섞였다.
기사님은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그 말에 오히려 더 민망했다. 누군가를 재촉한 것도 아닌데 내 느린 준비 때문에 버스에서 해야 할 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좌석 아래에 떨어진 물병을 주워 가방에 넣었다. 휴대폰이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통로로 나왔다. 잠깐 쉬려던 일이 끝날 때 남의 시간을 쓰게 됐다는 사실이 그때 가장 크게 느껴졌다.
버스에서 내리자 앞서 간 동료들이 멀리 보였다. 나는 따라잡으려다가 멈췄다. 급하게 걷다 물건을 놓칠 것 같아 출입증부터 꺼냈다. 아침에 정류장까지는 그렇게 시간에 맞춰 움직였는데 마지막 몇 분은 허겁지겁이었다. 출근을 잘 준비했다는 느낌이 갑자기 사라졌다. 자리까지 도착하고 나서도 기사님이 건넨 한마디가 생각났다. 도착 안내를 들은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깨움을 받은 아침이었다.
통근버스 쪽잠에서 빠뜨린 것은 하차 준비였다
점심에 같이 버스를 타는 동료에게 이야기했다. 동료는 가끔 도착할 때까지 자는 사람이 있다고 했고,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다음번에도 누군가 깨워줄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운행을 마치고 승객을 확인하는 기사님의 행동과 내 개인 알람은 같은 역할이 아니다.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고마운 일이었지만 반복해서 기대할 준비는 아니었다.
내가 준비한 것은 버스에 타기까지의 일정뿐이었다. 집에서 나오는 시각, 정류장까지 걷는 시간, 승차 위치는 잘 챙겼다. 반면 버스에서 내려 회사 안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통째로 익숙함에 맡겼다. 눈을 뜨고 가방을 확인하고 출입증을 꺼내는 동작도 도착 전에 끝낼 수 있었다. 도착 직후에 깨는 것과 내릴 준비를 하고 도착하는 것 사이에는 몇 분의 차이가 있었다.
매일 같은 길이어도 소요 시간이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도로 상황이나 정차 순서가 달라질 수 있었다. 시간 알람을 하나 맞춘다고 회사 도착을 자동으로 알아주는 것은 아니다. 나는 평소 운행 시간을 참고하되 버스가 움직이는 상황도 함께 살펴야 했다. 익숙한 건물이 안 보이는 날이나 운행 안내가 바뀐 날에는 평소 계획을 그대로 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버스 안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는 방법도 다시 고민했다. 진동이면 내가 놓칠 수 있고, 이어폰은 연결 상태를 봐야 했다. ‘통근버스 쪽잠 알람’을 찾게 된 이유는 더 오래 자기 위해서라기보다 남을 깨우지 않으면서 내 휴식을 스스로 끝내고 싶어서였다. 모두가 피곤한 아침에 내 준비가 옆자리의 기상 신호가 되는 일도, 마지막 승객을 찾는 일이 되는 것도 줄이고 싶었다.
회사까지 가는 버스는 맞았지만, 내가 내려야 하는 순간까지 알아서 끝나는 출근은 아니었다.
다음에는 도착보다 조금 앞선 시간을 골랐다
그 뒤에는 통근버스에 앉자마자 실제 출발 시각을 봤다. 평소 걸리는 시간을 참고해 도착 전에 몸을 바로 세울 여유를 남겼다. 가방 지퍼를 닫고 출입증이 어디 있는지도 먼저 확인했다. 졸린 상태에서 한꺼번에 찾는 일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덜 바빴다. 깨어난 뒤 해야 할 일이 분명하니, 눈을 감기 전에 계속 회사 출입 시간을 계산할 필요도 줄었다.
나만 들을 신호를 쓸 때는 탑승 전에 짧게 시험했다. 연결 표시만 보고 믿지 않고 실제로 내가 쓰는 휴대폰과 이어폰에서 소리가 오는지 확인했다. 휴대폰 스피커에도 소리가 나지 않는지, 내가 알아챌 음량인지 살폈다. 버스에 탄 뒤 새로운 설정을 처음 시도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쉬는 자리에서는 시험하다 소리가 새는 순간 역시 방해가 될 수 있었다.
넨네 같은 이어폰 알람을 살펴본 것도 그때였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귀로 신호를 받는 방법이 필요했다. 다만 넨네가 회사 위치나 통근버스 정차를 알아서 감지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 울릴지는 내가 정해야 하고, 이어폰이 빠지거나 연결이 끊기면 듣지 못할 수 있다. 꼭 제시간에 내려야 하는 날에는 경로와 시각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피곤하다고 늘 잠을 선택하지도 않았다. 버스가 이미 도착에 가까워졌거나 하차 위치가 달라지는 날에는 눈을 뜨고 쉬었다. 안전띠와 가방을 편하게 정리하고 화면만 내려놓아도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눈을 감는다면 주변 안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 짧게 쉬었다. 통근 시간을 휴식으로 쓰는 일과 출근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 일은 함께 준비할 수 있었다.
가방을 챙기고 기다리는 몇 분이 생겼다
다음번 비슷한 아침에는 준비한 신호를 듣고 몸을 세웠다. 창밖을 보니 회사까지 아직 조금 남아 있었다. 나는 바로 일어나지 않고 가방과 물병을 확인했다. 멈추기 전에는 자리에 앉아 있었고,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뒤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며 내렸다. 크게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기사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오는 장면은 다른 날과 같았지만 내 마음에는 차이가 있었다.
회사 안으로 들어가 물을 마실 시간도 남았다. 짧게 쉬고 출근하는 일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겨우 끝난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한 순서로 이어졌다는 느낌이었다. 여전히 졸릴 때는 있었고 알람이 모든 피곤함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마지막 몇 분을 돌려받은 것처럼 느껴졌다. 눈을 뜨자마자 물건을 찾는 대신 도착을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 예상보다 편했다.
나는 기사님을 볼 때 그날 일을 다시 말할까 고민하다 짧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기사님은 괜찮다고 했다. 별일 아닌 도움일 수 있어도 내게는 출근 준비의 빈칸을 발견한 계기였다. 매일 반복하는 일정일수록 일부가 자동으로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누군가가 운전하고 문을 열고 다음 일을 기다린다. 내 휴식이 끝나는 시각은 내가 챙길 부분이었다.
통근버스에서 자는 시간을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피곤한 아침에 앉아서 쉬는 몇 분은 여전히 고마웠다. 그 시간을 더 편하게 쓰려면 출발을 지키는 것만큼 도착 뒤 동작도 생각해야 했다. 언제 몸을 세우고 무엇을 챙길지 정해두기. 같은 버스를 탄 동료에게 내 알람을 들려주지 않기. 이제 나는 정류장에 무사히 탔다고 해서 출근 준비가 전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통근버스에서 잠깐 잘 때의 질문
통근버스 알람을 회사 도착 시각에 딱 맞추면 될까?
깬 뒤 가방을 정리하고 출입증을 찾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운행 시간도 달라지므로 평소 소요 시간은 참고로 쓰고 실제 이동 상황을 살피자. 시간 알람이 하차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이어폰 알람을 쓰면 기사님이 깨워줄 필요가 없어질까?
스스로 휴식을 끝내기 위한 방법은 될 수 있지만 반드시 깨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어폰 연결과 배터리, 실제 출력부터 확인하고 중요한 출근 일정에는 시각을 추가로 확인할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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