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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객이라 방해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쇼기 대회를 조용히 구경하다가, 내 귀가 알람에 대국하던 사람까지 고개를 든 썰

동네 쇼기 모임의 공개 관전을 처음 갔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앉아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아갈 시간을 알려주던 내 휴대폰은 조용히 있는 법을 몰랐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잘 몰라도 곁에서 보고 싶었던 취미였다

친구가 동네 모임에서 쇼기를 둔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구경만 해도 재미가 있을지 몰랐다. 나는 말이 움직이는 방법을 조금 아는 정도였고 다음 수를 미리 읽을 실력은 없었다. 그래도 친구가 좋아하는 일을 직접 보고 싶었다. 모임에서 관전을 받는 날이라는 안내를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입구에서 신발과 가방을 정리하는 동안 괜히 목소리까지 작아졌다.

진행을 돕는 사람이 자리를 안내하며 관전할 때 지켜야 할 사항을 설명했다. 나는 다른 사람 뒤에 앉아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친구는 시작 전에 눈인사를 하고 자기 자리에 앉았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과 집중해서 두는 시간의 분위기가 꽤 달랐다. 주변 사람들도 말을 아꼈다. 나는 휴대폰을 보지 않고 앉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가방을 발옆에 놓았다.

집에는 저녁 전에 돌아가기로 했다. 부모님이 들른다고 해서 식탁을 정리하고 같이 먹을 것을 사야 했다. 휴대폰을 계속 보면 실례일 것 같아 나갈 시간에 알람을 맞췄다. 진동으로 바꾸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외투를 벗고 안내를 듣는 사이 설정을 마저 확인하지 않았다. 가방에 넣었으니 적어도 화면이 반짝여 시선을 끌 일은 없겠다고만 생각했다.

처음에는 누가 유리한지보다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손을 무릎에 내려놓고 한참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시선을 판에서 거의 떼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친구가 말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숨을 천천히 쉬었다. 잘 모르니까 쉽게 지루해질 줄 알았는데 반대였다. 모르는 나까지 조용히 있게 만드는 시간이 조금 신기하고 좋았다.

대답할 수 없는 순간에 휴대폰이 나를 불렀다

바로 앞자리의 사람이 판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 침묵을 따라가다가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것도 잊었다. 그때 발밑 가방에서 익숙한 소리가 났다. 처음 한 음이 들리자마자 내 알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미 가방 손잡이가 의자 다리 안쪽에 걸려 있었다. 조용히 꺼내려 할수록 지퍼와 천이 부딪히는 소리도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화면을 끌 때쯤 두던 사람 한 명이 내 쪽을 잠깐 봤다. 친구는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나는 그게 더 마음에 걸렸다.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아까부터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남은 알람을 확인한 뒤 안내하던 사람에게 다가갔다. 소리가 난 이유를 길게 설명하면 또 방해가 될 것 같아 개인 알람이었다는 말만 하고 밖으로 나왔다.

복도에 서자 내가 관객이라는 사실을 너무 편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았다.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준비와 약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구경하는 나는 몸만 조용히 두면 된다고 여겼다. 휴대폰도 내 자리의 일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집에 일찍 가려는 사정이 특별히 급했던 것도 아니었다. 작은 계획 하나가 남의 생각을 끊을 수 있다는 점이 민망했다.

진행을 돕던 사람에게 다시 들어가도 되는지 물으면서 기기 관련 안내도 확인했다. 그 모임의 관전 방식에 맞춰 남은 시간에는 휴대폰을 정리해두기로 했다. 다른 대회나 장소에서도 똑같이 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관객의 기기 사용에도 별도 안내가 있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자리를 잡기 전에 확인해야지, 실수 뒤에 묻는 순서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관객의 시간도, 누군가가 생각하고 있는 시간 옆에 놓여 있었다.

조용한 알람이 필요한 때와 알람이 필요 없는 때를 나눴다

다시 앉아서는 귀가 시간이 지나지 않을까 조금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방금 알람을 울렸다는 이유로 계속 화면을 켜는 것도 내가 원한 관전은 아니었다. 중간에 나가도 되는 시점과 동선을 미리 알아두면 될 일이었다. 시간을 놓치기 싫은 마음을 모두 휴대폰에 맡기고 나머지 준비를 생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람 하나를 만들면서 너무 많은 것이 해결됐다고 여겼다.

집에 돌아온 뒤 다음 방문을 준비하면서 일정부터 바꿨다. 끝까지 볼 수 있는 날에 가거나, 미리 몇 시쯤 나가야 하는지 친구에게 말하기로 했다. 기기를 쓸 수 없는 환경이면 그 안내에 맞는 방법을 골라야 했다. 개인 시간을 챙기는 편리함 때문에 모임의 방식을 내가 바꿀 수는 없었다. 나갈 길과 시간을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중간에 허둥댈 이유는 꽤 줄어들었다.

넨네의 이어폰 알람은 집에서 나설 준비를 하거나 이동 전 혼자 쉬는 시간에 살펴봤다. 조용히 내 일정만 확인하고 싶은 상황에는 그런 선택지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다만 그 생각을 대국장 안에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 장소에서 이어폰과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허용되지 않는 것을 소리만 작게 해서 쓰는 준비는 하고 싶지 않았다.

확인할 알림도 줄였다. 출발 전에 이미 확인한 알람을 남겨두지 않고, 관전 중 필요 없는 알람은 들어가기 전에 껐다. 가방을 어디에 두는지도 살폈다. 휴대폰을 빨리 끄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자리를 드나들 때 물건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전에는 예의라는 말을 막연히 긴장하는 마음으로 이해했다. 이제는 미리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생각하니 오히려 편해졌다.

다음에는 친구의 생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친구는 그날 끝나고 괜찮다고 했다. 나는 그래도 생각하던 사람에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누가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는 내가 알 수 없었고, 알람 하나로 결과가 달라졌다고 단정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아니었다며 넘기고 싶지도 않았다. 다음에는 안내부터 잘 읽겠다고 하자 친구는 다음 모임 날을 알려줬다. 나를 다시 부른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두 번째 방문에는 귀가 뒤에 이어지는 약속을 비워뒀다. 입구에서 관전 안내를 읽고 필요한 정리를 마친 뒤 앉았다. 이번에는 몰랐던 규칙을 친구에게 물어볼 메모도 미리 적어갔다. 대국 중에는 종이를 꺼내지 않고 기억나는 장면을 눈으로만 따라갔다.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오니 누구에게도 티 내지 않으려 애쓰는 긴장보다 구경하는 재미가 더 커졌다.

끝난 뒤 친구에게 아까 왜 한참 손을 움직이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자신이 생각한 길이 막힌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나는 그 장면에서 마음대로 감탄하거나 말을 보태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밖에서 보는 시간이 안에서 생각하는 시간과 다를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해도 기다려주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보다 분명해졌다.

이제 조용한 모임에 갈 때는 말하지 않겠다는 다짐만 하지 않는다. 내 물건에서 날 소리와 자리를 떠날 순간까지 함께 준비한다. 돌아갈 시간을 잊지 않는 일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누구와 시간을 나누는지에 따라 신호를 받는 방법도 바꾼다. 그날 보고 싶었던 것은 내 휴대폰을 향해 돌아오는 얼굴이 아니라, 오래 생각하던 친구의 손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넨네

보고 싶은 사람의 생각이 이어지도록, 내 준비부터 조용하게

집에서 외출을 준비하거나 이어폰 사용이 가능한 개인 시간에 조용한 알림이 필요하다면 넨네를 살펴보세요. 관전 장소에서는 해당 모임의 기기 안내를 먼저 따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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