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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15분을 마치는 소리가 방 전체에 들렸다

조용한 명상 공간에서 종료 타이머를 맞췄다가, 다른 사람의 명상까지 끝내버린 썰

머릿속을 비우려고 찾아간 명상 공간에서 시간을 잊지 않으려 타이머를 켰다. 작은 소리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고요한 방에서는 그 작은 소리도 모두에게 닿았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연습하러 갔다

쉬는 날에도 머릿속이 조용하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적고 휴대폰을 내려놔도 조금 뒤 다시 화면을 켰다. 그래서 자유롭게 앉아 명상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갔다. 정해진 수업을 함께 듣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 들어와 자기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다. 입구에는 대화와 휴대폰 사용을 조심해달라는 안내가 있었다. 나는 작은 방석 하나를 골라 조용히 앉았다.

방 안에는 이미 몇 사람이 있었다. 눈을 감고 앉은 사람도 있고 벽에 등을 기대고 호흡을 가다듬는 사람도 있었다. 누가 언제 들어왔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는 알 수 없었다. 나도 자세를 고쳐 앉고 손을 무릎에 올렸다. 처음부터 오래 하려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 짧게 시작하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끝을 정해두면 조금 덜 어색할 것 같았다.

시계를 계속 보면 집중이 흐트러질까 봐 휴대폰 타이머를 켰다. 음량을 작게 낮추고 손 가까이에 뒀다. 나름 조심한 설정이었다. 방 안에 들어온 뒤 소리를 시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눈으로만 확인했다. 조용한 곳에서 얼마나 작게 들리는지 알지 못한 채 충분히 줄였다고 판단했다. 평소 집에서 느끼던 음량이 기준이었다.

처음에는 자세가 불편했다. 다리가 저린 것 같아 살짝 움직였고, 내가 숨을 크게 쉬는 건 아닌지도 신경 쓰였다. 잠깐 눈을 뜨면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나만 잘 못하는 것 같아 다시 눈을 감았다. 시간 걱정은 타이머에 맡겨뒀으니 호흡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타이머가 다른 사람에게도 종료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미처 떠올리지 못했다.

작게 맞춘 소리도 고요한 곳에서는 컸다

어느 순간 어깨에 힘이 조금 풀렸다. 다음에 할 일보다 지금 앉아 있는 자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짧은 전자음이 들렸다. 작은 소리로 맞췄으니 나만 알아챌 줄 알았는데, 방 안에서 또렷하게 울렸다. 나는 눈을 뜨고 휴대폰을 집었다. 화면이 바로 열리지 않아 한 번 더 눌렀다. 소리는 짧게 반복됐고 가까이 앉은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타이머를 끄고 나서야 주변이 보였다. 앞쪽 사람은 눈을 떴다가 다시 감았고, 옆 사람은 잠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누군가 나를 직접 쳐다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가 끝낸 시간이 내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시작할 때 내 호흡 소리까지 걱정했던 공간에서 정작 휴대폰 소리는 모두에게 들려준 것이다. 민망해서 바로 일어나기도 어려웠다.

말로 사과하면 그 말이 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가까운 사람과 눈이 마주쳤을 때 작게 고개만 숙였다. 휴대폰을 뒤집어놓고 잠깐 더 앉았다. 이미 내 마음은 알람이 언제 울렸는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들렸는지 생각하느라 바빴다. 머릿속을 비우러 와서 나올 때는 새로운 걱정을 가득 들고 있는 기분이었다. 소리를 끄는 몇 초보다 그 뒤의 시간이 더 길었다.

밖으로 나와 직원에게 개인 타이머를 어떻게 쓰면 되는지 물었다. 공간의 이용 안내를 다시 듣고, 다음에는 들어가기 전에 확인하겠다고 했다. 처음 온 사람이니 모를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확인할 수 있었던 질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타이머가 필요하다는 내 사정만 해결했다.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이의 고요함을 보내고 있다는 조건은 빠져 있었다.

내 15분이 끝났다는 사실을, 같은 방의 모든 사람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다.

끝나는 시각도 혼자 알아차릴 수 있으면 됐다

그날 이후 명상이 나와 안 맞는다고 결론 내리고 싶지는 않았다. 겨우 잠깐이었지만 어깨가 풀리고 화면에서 멀어진 느낌은 좋았다. 휴대폰을 만진 일이 문제였다고 해서 시간을 정하는 것 자체를 포기할 필요도 없었다. 초보인 내게는 시작과 끝이 정해진 짧은 시간이 도움이 됐다. 다만 그 끝을 알리는 방법을 공간에 맞게 골라야 했다.

한 방에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내 시간이 끝나도 다른 사람은 한창 집중하는 중일 수 있었다. 내가 알람을 듣고 나올 때 옆 사람도 함께 눈을 떠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 차이를 생각하니 필요한 기능이 선명해졌다. 모두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소리가 아니라 내게만 작은 신호가 오면 됐다. 단순한 차이인데 직접 겪기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이어폰 사용이 가능한 공간인지 먼저 확인하고 집에서 알람을 시험했다. 넨네를 켜서 내 귀에서 신호가 어떻게 들리는지 살폈다. 소리를 크게 하지 않아도 알아챌 수 있는 상태에서 쓰면 됐다. 이어폰 자체가 불편해 호흡에 더 신경이 쓰이면 다른 방법을 고르기로 했다. 무엇을 쓰든 입장한 뒤 처음 만지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준비를 끝내두고 싶었다.

기기 없이 진행하는 시간을 원할 때는 정해진 길이의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내가 들어가는 곳의 규칙과 내 경험에 맞춰 고르면 됐다. 조용한 알람이 있으면 반드시 써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시간을 정해둔 채 혼자 앉고 싶은 날에 필요한 도구가 하나 생긴 것이다. 선택지가 생기니 또 민폐를 끼칠까 봐 명상 자체를 피할 필요는 줄었다.

이번에는 내 시간만 조용히 마쳤다

다시 갔을 때는 입구에서 필요한 설정을 끝냈다. 남아 있는 다른 알람도 함께 확인했다. 방에 들어가서는 자리와 자세를 정한 뒤 휴대폰을 자꾸 만지지 않았다. 처음 방문했을 때처럼 남들과 내 모습을 비교하는 마음은 여전히 있었지만, 적어도 소리가 날까 걱정하며 화면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준비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준비할 장소를 바깥으로 옮긴 셈이었다.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동안 주변에서 작은 움직임이 들렸다. 누군가 조용히 나갔고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전에는 그런 소리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 두려고 했다. 나도 그 공간을 쓰는 여러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모두 같은 자세로 같은 시각까지 버틸 필요는 없었다. 내게 맞는 만큼 머무르고 조용히 나가면 됐다.

정해둔 신호가 들리자 천천히 눈을 떴다. 휴대폰을 멈추고 손을 무릎에 다시 올린 뒤 몇 번 더 숨을 쉬었다. 옆 사람은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방석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나왔다. 누가 나를 봤는지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내 시간이 끝났다는 사실을 나만 알아차리고 움직였다는 것이 좋았다. 문밖에 나와서도 서둘러 휴대폰부터 켜고 싶지는 않았다.

고요한 공간에서 배운 것은 가만히 있는 자세만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이 자기 시간을 보내도록 내 시작과 끝을 준비하는 일도 포함돼 있었다. 작은 타이머 소리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알게 된 뒤로 조용함을 조금 다르게 듣게 됐다. 아무 소리도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필요한 시간을 빼앗지 않는 쪽에 가까웠다. 이제는 내 짧은 연습도 그 안에서 편히 마치고 싶다.

넨네

각자 시작한 고요한 시간을 각자의 길이만큼

개인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조용한 종료 신호가 필요하다면 넨네를 살펴보세요. 공간의 이용 규칙을 먼저 확인하고 설정은 입장 전에 마쳐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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