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잊지 않으려고 챙긴 다음 시간이 지금의 말을 끊었다

최애와 온라인으로 이야기하는데, 다음 순서 알람이 내 한마디를 덮어버린 썰

짧은 온라인 팬 토크를 앞두고 할 말을 몇 번이나 연습했다. 노트북으로 통화하고 휴대폰에는 다음 접속 시간을 맞춰뒀다. 화면 속 상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순간, 책상 위 휴대폰이 울렸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할 말은 짧은데 준비는 며칠이 걸렸다

좋아하는 가수와 온라인으로 잠깐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정해진 시간에 접속해 화면으로 인사하는 행사였다. 직접 만나러 갈 때보다 이동 준비는 적었지만 마음은 비슷하게 분주했다. 카메라에 어떻게 보일지 확인하고 조명을 옮겼다. 배경에 널어둔 빨래도 치웠다. 평소에는 대충 앉는 책상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 혼자 입 모양까지 연습하고 있었다.

당일에는 시간대가 나뉜 일정이 두 개 있었다. 접속 방법과 확인해야 할 안내가 각각 있어 헷갈리지 않게 종이에 적었다. 첫 순서가 끝난 뒤 정신없이 좋아하다가 다음 접속을 놓칠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휴대폰에 두 번째 일정 준비 알람을 맞췄다. 노트북으로 통화할 예정이니 휴대폰은 따로 써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기기가 나뉘어 있으면 걱정도 나뉘는 것 같았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지난겨울 힘들 때 노래를 들으며 버텼다는 이야기였다. 너무 무겁게 들릴까 봐 표현을 줄이고, 다른 말을 붙이다 보면 시간이 부족할까 봐 다시 지웠다. 결국 작은 메모지에 두 문장만 남겼다. 상대가 대답하면 잘 듣고 고맙다고 말하자고 정했다. 내가 준비한 말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보다 그 순간을 제대로 기억하고 싶었다.

접속 전에는 노트북의 카메라와 이어폰 마이크를 확인했다. 휴대폰은 책상 한쪽에 화면을 뒤집어 놓았다. 알람 시각은 일정표를 보고 골랐지만 당일 대기 흐름에 맞춰 다시 확인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자 메모지를 접었다 폈다 했다. 화면이 바뀌고 상대가 인사했을 때는 긴장이 풀리는 대신 더 심장이 뛰었다. 머릿속에 있던 다른 시간은 모두 사라졌다.

겨우 꺼낸 문장 사이로 휴대폰이 울렸다

인사를 하고 준비한 말을 시작했다. 지난겨울에 노래를 많이 들었다고 하니 상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책상 위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이어폰을 끼고 있었지만 가까이 놓인 휴대폰 소리는 내 귀에도 들어왔다. 상대도 살짝 멈칫한 것 같았다. 실제로 어디까지 들렸는지 확인할 새도 없이 내 말부터 끊겼다.

휴대폰을 집어 끄려는데 화면이 바로 보이지 않았다. 뒤집어 놓았던 것을 돌리고 버튼을 찾는 몇 초가 길었다. 다시 노트북을 보니 하고 싶던 말의 순서가 흐트러져 있었다. 죄송해요, 알람이 울려서요 하고 설명했다. 상대는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갑자기 아주 빠르게 말하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을 만회하고 싶어 준비한 문장을 한꺼번에 밀어 넣으려 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고맙다는 말만 두 번 했다. 상대가 무언가 답해줬는데 내가 어느 대목까지 제대로 들었는지 자신이 없었다. 화면이 바뀐 뒤에는 한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캡처할 수 없는 순간을 눈에 담고 싶었는데 머릿속에는 휴대폰을 뒤집던 손만 남았다. 큰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누가 나를 탓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속상한 마음을 설명하기가 더 어려웠다.

친구에게 알람 때문에 망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친구는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마음은 전해졌을 거라고 했다. 그 말을 읽고 조금 진정했지만 바로 다음 순서 준비를 해야 했다. 내게는 소중한 시간이 연달아 있다는 것이 원래 기쁜 일이었다. 그런데 다음을 잊지 않으려고 만든 장치가 지금의 기쁨을 급하게 지나가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남은 알람부터 확인했다.

다음 만남을 놓치지 않으려고 켠 알람이, 지금 어렵게 꺼낸 한마디를 먼저 끊었다.

기기를 나눴어도 소리는 같은 책상에 있었다

두 번째 접속 전에는 종이에 적은 시간과 실제 진행 상황을 다시 살폈다. 필요 없어진 알람을 지우고 대기 중 확인해야 할 화면은 잘 보이는 곳에 뒀다. 노트북과 휴대폰을 따로 쓴다고 해서 소리가 자동으로 분리되는 것은 아니었다. 내 휴대폰 스피커가 책상에서 울리면 내가 놀라고, 사용하는 마이크와 주변 환경에 따라 통화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놓쳤다.

그렇다고 어떤 이어폰만 연결하면 모든 일정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통화에 쓰는 기기와 알람을 쓰는 기기가 다르니 각각 확인해야 했다. 행사에서 안내하는 접속 방법과 사용 가능한 기기부터 따르기로 했다. 지금 대화에 필요 없는 알림은 끄고, 다음 일정은 꼭 필요한 것만 남겼다. 집중을 지키는 준비는 알람을 추가하기 전에 줄이는 데서 시작됐다.

나중에 비슷한 일정이 생겼을 때는 집에서 넨네를 시험했다. 휴대폰의 알람을 실제 사용할 이어폰으로 확인하고, 노트북 통화 소리도 함께 들어볼 수 있는지 내 환경에서 따로 살폈다. 연결 방식과 기기에 따라 사용감이 다를 수 있으니 실제 일정 전에 해볼 일이었다. 불편하면 통화 중에는 알람을 쓰지 않고 안내 화면과 시간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내게 맞지 않는 구성을 억지로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메모지의 문장도 바꿨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전달해야 성공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가장 중요한 한 문장에 표시했다. 예상 밖의 일이 생겨도 그 문장부터 천천히 말하면 됐다. 알람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과 실제 대화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준비는 긴장을 조금 덜어주는 정도면 충분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긴장한 내 모습까지 실패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에는 대답을 듣는 시간을 먼저 남겼다

다음 행사 날에도 시작 전에는 여전히 손이 차가웠다. 카메라를 확인하고 메모를 펴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달라진 것은 마지막 점검이었다. 휴대폰의 남은 알림을 보고 필요한 것만 확인한 뒤 다시 손대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뒀다. 접속이 늦어지면 알람 시간도 계획대로 두지 않고 다시 살폈다. 실제 진행을 따라가는 편이 종이에 적힌 시각을 믿고 기다리는 것보다 편했다.

화면이 연결되자 이번에는 짧게 인사하고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했다. 노래를 듣고 조금씩 밖에 나갈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상대가 고맙다고 답해줬을 때는 다음 문장을 떠올리려 하지 않고 그냥 들었다. 소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먼저 급하게 정리하지 않아도 됐다. 대화가 얼마나 매끄러운지보다 내 귀에 들어온 대답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끝나고 친구에게 이번에는 잘 들었다고 보냈다. 말을 잘했다는 보고보다 그 표현이 먼저 나왔다. 지난번 이야기를 떠올리며 둘이 조금 웃었다. 그때의 몇 초가 아쉽다는 마음은 남았지만 그것만으로 그날 전체를 지울 필요는 없었다. 화면 너머에서 괜찮다고 말해줬던 표정도 천천히 기억났다. 나는 당황하느라 그 기억까지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좋아하는 마음이 크면 작은 준비도 과해질 때가 있다.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알람을 맞추고, 잘 말하려고 문장을 외운다. 이제는 다음 순간을 챙기는 도구가 지금의 목소리를 덮지 않도록 준비하려 한다. 모든 말을 다 하지 못해도 서로 인사하고 대답을 듣는 시간은 남길 수 있다. 내가 기다린 것은 완벽하게 끝낸 일정표보다 화면 속 사람과 잠깐 마음이 닿는 순간이었다.

넨네

다음 접속도 챙기고, 지금 돌아오는 대답도 듣도록

온라인 일정 사이에 조용한 개인 알림이 필요하다면 넨네를 살펴보세요. 통화 기기와 알람 기기의 연결을 각각 시험하고, 대화 중 필요 없는 알림은 먼저 정리해 두세요.

넨네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