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만 더의 끝
밤에 게임 한 판만 더 하다가, 종료 알람에 가족이 먼저 깬 썰
내일 출근 때문에 게임을 끌 시간을 정했는데, 헤드셋을 쓴 나는 휴대폰 알람을 늦게 알아챘다. 방 밖의 가족이 먼저 깨어 문을 두드린 밤의 이야기.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쇼츠
다음 날 생각은 게임을 켜기 전에 했다
평일 밤에는 오래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출근이 있었고, 전날에도 늦게 누워 아침이 힘들었다. 친구들이 접속해 있다는 메시지를 보고 컴퓨터를 켰지만 오늘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기로 했다. 휴대폰에 종료 알람을 맞추고 책상 한쪽에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계획이 있으니 괜찮다는 기분이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정말 그렇게 믿었다.
가족은 이미 방에 들어가 있었다. 나는 방문을 닫고 헤드셋을 썼다. 스피커로 게임 소리를 내지 않으니 조용하게 노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목소리를 낮췄다. 밤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은 건 아니었다. 주변을 신경 쓰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휴대폰의 종료 알람은 평소 아침에 일어날 때 쓰는 소리 그대로였다.
휴대폰은 충전선에 연결해 책상 가장자리에 놓았다. 헤드셋은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었고, 휴대폰과는 따로였다. 내가 들을 소리는 대부분 귀 안에 있으니 알람도 알아차리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일부러 확인하기에는 이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게임을 켜기 전에는 충분히 시간이 있었는데, 접속하자마자 사소한 준비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처음 몇 판은 금방 끝났다. 나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다음 판을 눌렀다. 이번에는 흐름이 좋으니 한 번만 더 하자는 말이 나왔다. 나도 동의했다. 끝내야 할 시각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알람이 울리면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종료를 미리 알리는 일까지 휴대폰의 소리에 맡겼다. 친구들은 내가 몇 시에 나갈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알람은 맞췄지만 멈출 계획은 없었다
게임이 길어지자 시간이 조금 신경 쓰였다. 화면에서 잠깐 눈을 떼어 휴대폰을 보니 아직 남아 있었다. 이번 판까지는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새 판이 시작될 때 그 판이 얼마나 걸릴지는 확실하지 않았는데도, 남은 시간이 있다는 이유로 계속 들어갔다. 게임을 끝내는 시각과 마지막 판을 시작해도 되는 시각을 같은 것으로 본 셈이었다.
게임 소리와 친구들 목소리가 겹치는 동안 휴대폰은 내 시야에서 밀려났다. 자세를 바꾸며 팔꿈치로 충전선을 조금 건드렸고 화면은 책 옆으로 돌아갔다. 나는 다시 위치를 잡지 않았다. 당장 게임을 하고 있어서 눈앞의 정보가 우선이었다. 책상에서 알람이 울릴 조건이 유지되는지, 신호를 들은 뒤 어떻게 나갈지는 그때 관심 밖에 있었다.
정해둔 종료 시각이 됐을 때 휴대폰에서는 알람이 울렸다. 나는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헤드셋에서 들리는 소리에 묻힌 것인지, 그 순간 상황에 집중해서 놓친 것인지는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소리를 먼저 들은 사람이 방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내 휴대폰의 신호가 내 게임을 멈추기 전에 다른 사람의 잠을 멈췄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헤드셋 한쪽을 들었다. 그제야 알람이 들렸다. 나는 화면을 보고 급히 끈 다음 문을 열었다. 가족은 알람이 계속 울린다며 아직 안 자냐고 물었다. 방금 잠들었는데 소리 때문에 깼다는 말도 했다. 나는 내일 때문에 종료 알람을 맞춘 거라고 설명했다. 말을 하면서도 그 설명이 좀 우습게 들렸다. 내일을 챙기려다 오늘 다른 사람의 밤을 깨운 셈이었다.
헤드셋을 썼다는 말로 끝낼 수 없었다
가족은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헤드셋을 썼다. 친구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알람 때문에 잠깐 나갔다고 했다. 웃음이 나왔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게임은 계속 진행 중이었다. 바로 나가면 친구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 마무리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알람을 맞춘 시각은 이미 지났고, 내가 처음 정한 종료 계획은 그 순간 사실상 없어졌다.
끝난 뒤에는 새 판을 시작하지 않고 나왔다. 그래도 컴퓨터를 끄고 씻고 잠자리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 종료 알람 시각을 취침 시각처럼 생각했던 것도 문제였다. 게임 화면을 닫는 것과 몸이 잠들 준비를 마치는 것은 달랐다. 나는 침대에 누워 내일 아침에 얼마나 피곤할지 계산했다. 오늘도 시작 전에 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기분이 남았다.
다음 날 아침 가족에게 다시 미안하다고 말했다. 게임 소리를 스피커로 안 내려고 헤드셋을 썼다는 설명은 하지 않았다. 내가 조심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다른 소리를 없애주지는 않았으니까. 밤에는 방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리가 닿았다. 집 안에서 내 방은 내 생활을 하는 공간이지만, 그 소리까지 완전히 내 안에 머무는 공간은 아니었다.
알람을 끄면 가족의 불편은 해결될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 신호 없이 게임을 하면 시간을 더 놓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건 게임을 못 하게 만드는 것도, 알람을 크게 유지하는 것도 아니었다. 정해둔 시간을 내가 알아차리고 실제로 끝내는 일이었다. 알람이 필요한 사람과 알람을 먼저 듣는 사람이 같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게임을 그만할 시간은 나에게 알려야 했는데, 방 밖 사람이 먼저 알았다.
종료 시각을 친구들에게 먼저 말했다
다음번에는 접속할 때 몇 시에 나갈지 말했다. 마지막 판을 시작하기 전에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길어질 것 같으면 그 판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아쉽기는 했다. 흐름이 좋을 때 같이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미 말해둔 시간이 있으니 알람이 울렸을 때 처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신호 하나로 관계까지 급하게 정리하지 않아도 됐다.
게임을 닫을 시간은 씻고 잘 준비를 할 시간을 빼서 정했다. 그동안은 컴퓨터 앞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바로 잘 수 있는 것처럼 계산했다. 물을 마시고 충전기를 챙기고 내일 입을 옷을 확인하는 시간이 따로 필요했다. 밤을 마무리하는 생활이 게임 뒤에 남아 있었다. 종료 알람은 하루의 끝이 아니라 그 마무리를 시작할 시간이었다.
휴대폰과 헤드셋의 연결도 따로 확인했다. 컴퓨터에서 게임 소리를 듣는 헤드셋이 휴대폰 알람까지 받는 것은 아니었다. 개인 알람을 이어폰으로 듣고 싶다면 휴대폰에서 그 출력이 실제로 가능한지 시험해야 했다. 회의나 게임 소리가 계속 나오는 환경에서는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지도 중요했다. 귀에 기기를 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진동만 쓰는 날에는 휴대폰을 멀리 치워놓지 않았다. 책상 위 진동 소리가 방 밖에 얼마나 들릴지도 살폈다. 나에게 잘 느껴지지 않는 방식이면 다른 선택을 했다. 어떤 방법이든 크게 놀라게 하기보다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가 필요했다. 밤마다 무조건 같은 소리와 같은 위치를 쓰는 대신, 그날 사용 중인 기기를 보고 결정했다.
알람 다음에는 새 판을 누르지 않았다
나만 듣는 신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넨네 같은 이어폰 알람 앱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게임에 쓰는 기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지는 실제 연결에서 확인해야 한다. 짧은 시험 알람으로 소리와 음량을 보고, 연결이 끊기면 신호를 못 들을 수 있다는 조건도 생각한다. 앱이 게임을 대신 종료해 주는 것은 아니므로 들은 뒤 멈추는 행동은 내가 정해야 했다.
그다음 밤에는 알람을 알아차렸을 때 친구들에게 먼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마지막 판이라고 정해둔 뒤라 아쉬워도 말을 꺼내기 어렵지는 않았다. 나는 새 판 버튼 대신 종료를 눌렀다. 헤드셋을 벗으니 집은 조용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다시 미안하다고 설명할 일도 없었다. 내게 온 신호가 내 행동으로 끝났다는 점이 편했다.
씻고 누웠을 때 아직 조금 여유가 있었다. 휴대폰으로 다른 영상을 틀까 하다가 내려놓았다. 게임을 제시간에 끄고 또 다른 화면으로 밤을 늘리면 처음 계획은 다시 흐려질 것이다. 재미있는 시간을 멈추는 일은 늘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한 번의 큰 결심보다 미리 정한 작은 순서가 도움이 됐다. 친구들에게 말하고, 마지막 판을 고르고, 신호를 들으면 종료했다.
지금도 한 판만 더 하고 싶은 밤이 있다. 다만 그 한 판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깨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같이 사는 집에서 밤의 재미는 주변의 잠과 함께 있다. 헤드셋을 쓰는 것만으로 배려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었다. 종료할 시간을 나에게 알려주고, 그 시간에 실제로 멈추는 일. 나는 그 두 가지를 게임을 켜기 전에 준비하려고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넨네
밤의 재미도, 함께 사는 사람의 잠도 챙기기.
나만 듣는 시간 신호가 필요하다면, 넨네의 이어폰 알람을 살펴보세요. 내 휴대폰과 이어폰에서 짧게 시험한 뒤 생활에 맞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넨네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