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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깨우려고 켠 소리가 집 밖까지 이어졌다

집에서 낮잠 알람이 울렸더니 강아지가 짖고, 결국 이웃 초인종까지 울린 썰

집이니까 알람이 조금 커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눈을 뜨기 전에 강아지가 먼저 반응했고, 짖는 소리가 복도에 퍼진 뒤에는 이웃이 괜찮은지 묻고 있었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집에서는 다른 사람 눈치를 안 봐도 될 줄 알았다

쉬는 날 오후, 강아지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바깥은 덥고 집 안은 조용했다. 물을 갈아주고 발을 닦은 뒤 소파에 앉으니 나도 피곤했다. 저녁 전에 할 일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잠깐만 쉬고 싶었다. 강아지는 자기 쿠션에서 몸을 둥글게 말았다. 나란히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누구와 함께 쓰는 공공장소도 아니었다.

휴대폰에 짧은 낮잠 알람을 맞췄다. 밖에서는 소리를 조심하겠지만 집에서는 잘 듣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평소 아침에 쓰던 멜로디를 그대로 골랐다. 혹시 깊이 잠들까 봐 음량도 낮추지 않았다. 강아지가 옆에서 자고 있다는 것은 봤지만 알람에 어떤 반응을 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를 깨우는 익숙한 음악은 내 생활에만 속한 소리처럼 느껴졌다.

평소에도 강아지는 문밖 인기척에 귀를 세웠다. 택배가 오거나 복도에서 낯선 소리가 나면 일어나곤 했다. 그럴 때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함께 문을 확인했다. 그런데 휴대폰 소리까지 비슷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는 연결하지 못했다. 집 안에서 내가 내는 소리는 강아지도 익숙할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소리를 듣는 상황이 잠든 때라는 점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소파 옆 탁자에 놓고 누웠다. 강아지가 몸을 움직이는 소리가 나다가 곧 조용해졌다. 한동안 할 일을 떠올리던 나도 잠들었다. 알람을 들으면 바로 몸을 일으키고 다음 일을 하면 될 것 같았다. 내 계획에는 화면을 누르고 일어나는 두 동작만 있었다. 그 사이 강아지가 먼저 깨고 문 쪽으로 뛰어갈 수 있다는 장면은 없었다.

알람보다 짖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 강아지는 이미 소파 옆에 없었다. 현관 쪽에서 짖고 있었고 휴대폰도 계속 울렸다. 나는 먼저 알람을 끄려고 손을 뻗었지만 탁자 모서리만 만졌다. 몸을 일으켜 잡는 동안 짖는 소리가 더 이어졌다. 알람을 멈춰도 강아지는 문을 보고 있었다. 나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부르며 현관으로 갔다. 집 안이 순식간에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잠깐 뒤 초인종이 울렸다. 강아지는 그 소리에 다시 반응했다. 문밖에서는 같은 층 이웃이 괜찮으냐고 물었다. 계속 짖는 소리가 들려 혹시 무슨 일인지 걱정됐다고 했다. 나는 낮잠 알람에 놀란 것 같다고 설명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큰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이웃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깨울 소리가 결국 다른 사람까지 문 앞으로 나오게 만든 셈이었다.

문을 닫은 뒤에도 마음은 바로 가라앉지 않았다. 강아지를 부르고 차분히 집 안으로 돌아왔다. 조금 지나자 강아지는 다시 쿠션에 앉았지만 나는 소파로 돌아가기가 어색했다. 내 알람 하나가 그렇게 멀리 퍼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직접 스피커 소리가 옆집까지 들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강아지를 거쳐 전달된 소리는 분명히 이웃의 오후를 끊었다.

나는 강아지에게 왜 그렇게 짖었느냐고 잠깐 묻다가 그만뒀다. 강아지 입장에서는 자다가 갑자기 들린 소리였을 것이다. 내가 먼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을 다른 존재의 반응 탓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 낮잠이 필요했던 것과 그 알람을 크게 쓴 선택은 따로 볼 수 있었다. 잠은 깨었지만 개운하기보다 어수선했다. 쉬는 시간을 끝내는 방법 하나를 다시 생각해야 했다.

나 하나 깨우려던 알람이 강아지를 깨우고, 강아지의 소리가 이웃의 오후까지 깨웠다.

집 안 소리도 혼자 듣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집이라는 이유로 소리를 개인적인 것으로 여겼다. 밖에서 이어폰을 쓰고 목소리를 낮췄으니 문을 닫은 뒤에는 마음 놓아도 된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집에는 강아지가 함께 살고 있었고 문밖에는 다른 집들이 있었다. 내가 직접 그 사람들에게 소리를 내지 않아도 반응이 이어질 수 있었다. 어디까지 들렸는지 단정하기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출발점부터 보는 편이 나았다.

휴대폰의 알람 소리를 깨어 있을 때 다시 들어봤다. 내가 잠에서 잘 들으려고 고른 음량은 조용한 오후에 꽤 컸다. 강아지가 가까이 있는 자리에서 무작정 반복해 시험하지는 않았다. 먼저 내게 필요한 정도와 소리의 전달 방식을 확인하고 싶었다. 강아지를 일부러 놀라게 해서 반응을 확인하는 일이 준비의 목적이 될 필요는 없었다. 내 알람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이어폰으로 나만 신호를 듣는 방법을 찾아 넨네도 살펴봤다. 내 휴대폰과 이어폰으로 짧게 시험하고, 누운 자세가 불편하지 않은지 확인했다. 알람을 바꾸면 강아지의 모든 짖음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크게 틀어놓은 멜로디라는 한 가지 자극을 줄일 수는 있었다. 강아지를 바로 조용하게 만들려는 목표보다 내 준비에서 불필요한 소리를 빼는 쪽이 분명했다.

휴대폰도 몸을 일으키면 찾을 수 있는 위치에 뒀다. 깨자마자 탁자를 더듬고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게 주변을 정리했다. 알람을 들은 뒤에는 먼저 멈추고 천천히 일어나기로 했다. 강아지가 움직이면 나도 당황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있었기에 내 동작을 단순하게 하고 싶었다. 조용한 시작은 소리 하나만 낮추는 것보다 그 뒤의 움직임까지 차분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다음 낮잠은 정말 우리 집 안에서 끝났다

다음에 잠깐 누울 때도 강아지는 같은 쿠션에 있었다. 나는 준비해둔 방법을 확인하고 짧게 쉬었다. 신호를 듣고 눈을 떴을 때 강아지는 몸만 조금 움직였다. 나는 휴대폰에서 알람을 멈추고 소파에 앉았다. 그날 현관 쪽으로 뛰어가는 일은 없었다. 늘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알람이 크게 집 안을 채우지는 않았다.

주방에 가서 물을 마시고 남은 일을 시작했다. 강아지는 조금 뒤 스스로 일어나 내 쪽으로 왔다. 나는 그 평범한 움직임이 반가웠다. 지난번에는 눈을 뜨자마자 문과 휴대폰과 이웃을 한꺼번에 신경 써야 했다. 이번에는 내가 깰 시각과 강아지가 움직일 시각이 서로 달라도 괜찮았다. 짧은 잠이 소동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쉬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뒤 이웃을 마주쳐 그날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별일 아니었다며 웃고 지나갔다. 나도 알람 이야기를 길게 반복하지 않았다. 이웃이 불편을 말하기 전에 괜찮은지 먼저 물어준 일이 고마웠다. 그 배려를 내가 계속 괜찮아도 된다는 허락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기로 했다. 다음에는 같은 걱정을 덜 만들어주는 쪽으로 준비를 남기면 됐다.

알람은 여전히 나를 깨우는 도구다. 다만 나 혼자 선택한 소리에도 함께 듣는 존재가 있다는 점을 이제는 안다. 집이 편안한 장소이려면 내가 쉬는 방식도 같이 사는 강아지와 문밖의 사람들을 조금 포함해야 했다. 내 낮잠을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끝을 알려주는 방법을 바꿔보는 것으로도 달라질 수 있었다. 이제는 잠깐 눈을 감기 전에 내 소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한 번 생각한다.

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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