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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다린 표정은 생각보다 짧게 지나갔다

아이 기념사진을 찍던 날, 겨우 카메라를 보던 아이가 내 알람에 돌아본 썰

아이의 성장을 기념하는 가족 촬영을 준비하면서 다음 일정까지 빈틈없이 챙겼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처음으로 편하게 웃던 순간, 가방 속에서 울린 내 알람이 그 시선을 돌렸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사진 한 장을 찍기까지 온 가족의 아침이 들어갔다

사진관 예약 전날 밤에 아이 옷과 갈아입을 옷을 나란히 놓았다. 일본에서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고산을 맞아 가족사진을 남기기로 한 날이었다. 내가 어릴 때 찍은 사진을 부모님 집에서 보고 나서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예쁜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낯선 옷을 입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작은 간식과 물까지 가방에 넣으니 소풍을 가는 사람 같았다.

아침에는 생각보다 모든 일이 조금씩 늦어졌다. 아이는 평소 좋아하던 아침밥을 남겼고, 배우자는 머리를 정리하다가 아이 양말을 찾았다. 같이 가기로 한 부모님에게 먼저 도착하면 안에서 기다려달라고 연락했다. 누구에게 화를 낼 만한 일은 없었지만 나는 자꾸 시계를 봤다. 기념사진을 찍는 날인데 가족 얼굴보다 휴대폰의 숫자를 먼저 확인하고 있다는 것도 그때는 잘 몰랐다.

촬영 뒤에는 부모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식당에 늦지 않으려고 출발해야 할 시간에 알람을 맞췄다. 준비가 길어져도 내가 시간을 챙기면 모두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알람을 켜두면 촬영 중에는 시계를 덜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정작 소리가 어떤 방식으로 울릴지까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가방 지퍼를 닫으면서 일정도 같이 정리한 기분이었다.

사진관에서 아이는 옷깃을 몇 번 만졌다. 처음에는 거울 앞에서 신나더니 카메라 앞에 서자 입을 꾹 다물었다. 할머니가 이름을 부르고 내가 손을 흔들면 오히려 우리 쪽만 봤다. 사진사님은 서두르지 말고 조금 기다려보자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머릿속에서는 식당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했다. 아이가 웃을 준비를 하는 데도 내가 정한 시간이 있는 것처럼 굴고 있었다.

드디어 웃었는데, 가방이 먼저 아이를 불렀다

사진사님이 작은 인형을 카메라 옆으로 올렸다. 아이가 그것을 보더니 조금 웃었고 어깨도 내려갔다. 배우자가 내 팔을 살짝 건드렸다. 이제 우리도 앞을 보라는 뜻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웃으라고 말하려던 입을 다물고 렌즈를 봤다. 아침 내내 따로 움직이던 가족이 잠깐 같은 방향을 향했다. 그 짧은 순간이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유처럼 느껴졌다.

그때 의자에 놓아둔 가방에서 알람이 울렸다. 아이는 바로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사진 자세를 풀고 가방으로 갔는데 지퍼가 한 번에 열리지 않았다. 앞주머니를 뒤져도 휴대폰이 없어서 안쪽 물건을 들어냈다. 물병과 간식을 챙겨둔 일이 그 순간에는 모두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몇 초 뒤 소리를 멈췄을 때 아이는 이미 인형보다 가방 안을 궁금해하고 있었다.

누가 큰소리로 뭐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사진사님은 천천히 다시 해보자고 했고 부모님도 괜찮다며 손을 내저었다. 오히려 그 반응에 얼굴이 더 뜨거워졌다. 배우자는 잠깐 아이와 물을 마시겠다고 했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누구에게 먼저 해야 할지 몰랐다. 시간을 잘 챙기려던 내가 가장 좋은 순간을 끊었다는 생각 때문에, 남아 있던 알람부터 모두 지웠다.

아이에게 다시 여기 보자고 말하려다가 멈췄다. 낯선 옷을 입고 아침부터 따라온 아이에게 내 민망함까지 빨리 해결해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배우자에게 내가 괜히 마음이 급했다고 작게 말했다. 배우자는 식당에는 연락하면 된다며 아이가 쉬는 쪽을 봤다. 그 말을 듣고서야 가방 속 일정 하나 때문에 여기 있는 사람들을 서두르게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여기 보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아이가 있는 쪽을 봐야 했다.

내가 챙겨야 할 시간과 아이가 필요한 시간이 달랐다

식당에 연락해 도착이 조금 늦어질 수 있는지 물었다.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고 나니 머릿속에서 계속 울리던 다른 알람도 잠잠해졌다. 부모님은 여기까지 왔는데 아이 편하게 찍으면 된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사진관에 도착하기 전부터 들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가, 아마 이미 비슷한 말을 듣고도 흘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가장 촘촘한 일정표는 내 마음속에 있었다.

아이는 물을 마시고 나서 할머니 옷자락의 무늬를 만지며 웃었다. 사진사님은 잠깐 그쪽을 찍어도 되는지 물었다. 우리가 기대한 반듯한 자세와는 달랐지만 모두 편한 얼굴이었다. 나는 아이 옷깃을 고쳐주려던 손을 내려놓았다. 준비한 모습을 조금 덜 완벽하게 남기더라도 실제로 즐거웠던 얼굴을 남기는 편이 좋았다. 뒤늦게라도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부터 보기로 했다.

그날 이후 가족 행사 알람을 만들 때는 쓰임을 나눠 생각한다. 이동을 시작해야 할 때처럼 내가 혼자 확인할 알림과, 촬영이나 체험 전에 꺼두어야 할 알림은 다르다. 넨네 같은 이어폰 알람도 내가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는 준비 시간에 조용히 확인하는 용도로 살펴봤다. 사진을 찍으면서까지 귀에 무언가를 꽂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함께하는 시간이 시작되면 불필요한 알림을 정리하는 편이 맞았다.

설정은 집에서 미리 확인하고 현장에서는 남은 알람 목록을 한 번 더 본다. 조용한 소리로 바꾸기만 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아이가 내 말을 기다리는 순간에는 화면을 보고 있을 필요도 줄이고 싶었다. 빠뜨릴까 봐 만든 신호가 무엇을 보지 못하게 하는지 돌아보면 선택이 쉬워졌다. 모든 시간을 기억하는 부모보다, 지금 아이 표정을 알아보는 부모가 되고 싶었다.

나중에 고른 사진에는 예상하지 못한 표정이 있었다

다시 촬영할 때는 아이에게 웃으라는 말을 덜 했다. 아이가 인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나도 그쪽을 봤다. 부모님도 처음보다 편하게 앉았고 배우자는 아이와 작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화면 대신 그 목소리를 들었다. 다음 식사 시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숫자가 우리 표정까지 결정하지는 않았다. 촬영이 끝났을 때 아이는 의외로 한 번 더 인형을 보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사진을 고를 때 가장 오래 본 것은 모두 정면을 바라본 사진이 아니었다. 아이가 웃고 우리가 그 얼굴을 보고 있는 사진이었다. 내 자세가 조금 기울어 있었고 부모님 손도 가지런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침에 옷을 챙기고 기다리고 달래던 마음이 그 한 장에 들어 있었다. 실수로 놓친 장면만 생각하던 나는 우리가 남긴 장면도 꽤 많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배우자는 그 사진을 보면서 알람 때문에 내가 가방으로 달려가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했다. 나는 이제는 웃을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당황했다고 말했다. 아이는 사진 속 자기 옷을 가리키며 또 입어보겠다고 했다. 내가 오랫동안 떠올릴 민망함과 아이가 가져간 기억은 다른 모양이었다. 그 차이가 고마웠다. 하루의 한순간을 망쳤다고 하루 전체를 같은 색으로 칠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도 가족 약속이 많으면 알림을 쓴다. 다만 소리를 켜는 것만큼 끝내는 것도 준비에 넣는다. 혼자 확인할 시간에는 조용한 신호를 고르고 함께 카메라를 볼 때는 그 자리에 마음을 둔다. 오래 남는 사진을 위해 우리가 필요로 했던 것은 일정을 더 정확하게 누르는 손만은 아니었다. 아이가 웃기까지 기다려주던 얼굴, 그리고 웃기 시작했을 때 같이 바라봐주는 눈이었다.

넨네

모두가 기다린 표정을, 함께 보고 있는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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