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오래 쓰지 않으려던 마음이 다른 방식의 방해가 됐다
공용 수유실에서 시간 맞춰 나오려다가, 내 알람에 옆자리 아기가 놀란 썰
다음에 쓸 사람을 생각해 내 이용 시간을 챙기려던 알람이었다. 낮은 칸막이 너머에서 아기가 놀라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시간만 지키면 배려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문을 닫고 들어온 것만으로도 조금 안심됐다
아이와 외출하면 짧은 이동에도 생각할 것이 많았다. 기저귀와 물건을 챙기고, 쉬어갈 곳을 찾고, 다음 약속까지 걸릴 시간을 계산했다. 그날은 볼일을 보던 건물의 공용 수유실에 들어갔다. 안내를 보고 이용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복도에서 짐을 들고 서 있을 때와 달리 잠깐 몸을 기대니 한숨이 나왔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깥의 분주함이 조금 작아졌다.
안쪽은 완전히 나뉜 개인실이 아니라 칸막이로 자리를 구분한 구조였다. 다른 자리에도 보호자와 아기가 있었다. 얼굴을 빤히 보지 않으려 시선을 낮추고 가방을 발밑에 모았다. 주변에서는 아기를 달래는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서로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모두 지금 해야 할 일을 조용히 마치고 싶다는 분위기는 느껴졌다. 나도 그 안에서 잠시 마음을 놓고 싶었다.
그날 내 상황에 맞춰 정리할 시각을 미리 정해뒀다.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도 있었고 이용을 마치면 물건을 챙겨 다시 이동해야 했다. 시계를 계속 보는 대신 휴대폰에 알람을 걸었다. 오래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다는 뜻도 있었다. 시간을 챙기는 것이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방을 쓰는 사람에게 소리가 어떻게 들릴지는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
휴대폰은 가방 위에 올려뒀다. 아기와 챙겨야 할 물건이 눈앞에 있으니 소리가 나면 바로 끌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소에도 손이 바쁜 순간에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알람을 쓰곤 했다. 집에서 익숙하게 하던 행동을 낯선 공용 공간에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문밖보다 조용해졌다는 안도감 때문에, 내 작은 소리도 여기서는 더 잘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놓쳤다.
알람을 멈추기 전에 옆에서 아기가 움찔했다
휴대폰이 울릴 때 내 손은 다른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처럼 곧장 화면을 누를 수 없었다. 손에 든 것을 내려놓고 몸을 돌리는 동안 멜로디가 이어졌다. 바로 옆 칸에서 아기가 놀라는 소리가 났다. 보호자가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나는 알람을 끄고 나서야 손에 힘이 들어가 있다는 걸 느꼈다. 몇 초였지만 그 방에서는 길게 들렸을 것이다.
칸막이 쪽으로 작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옆자리 보호자는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기를 토닥이는 소리는 조금 더 이어졌다. 나는 내 일정을 지켰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알람이 아니어도 아기가 움직였을 수는 있겠지만, 갑자기 울린 소리에 놀란 장면은 분명히 봤다. 빨리 정리하려던 내 신호가 다른 사람에게는 더 달래야 하는 시간을 만든 것 같았다.
조급해지니 평소에 쉽게 넣던 물건도 가방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빨리 나가는 것이 사과처럼 느껴져 지퍼를 당기다가 또 소리를 냈다. 잠깐 멈추고 호흡을 고른 뒤 하나씩 챙겼다. 급하게 움직인다고 방금 울린 소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옆에서 계속 조용히 아기를 달래는 목소리를 들으며, 내가 시간을 맞추려 한 이유와 지금의 결과 사이를 생각했다.
문을 열기 전에 다시 낮게 사과했다. 보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복도로 나오자 기다리던 가족이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알람으로 옆 아기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가족은 누구나 정신없는 날이 있다고 했다. 그 말에 조금 놓였지만, 다음에는 바꿀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쁜 손을 믿고 바로 끄겠다는 계획은 이제 충분한 준비로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을 오래 쓰지 않으려던 배려에,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의 조용함은 빠져 있었다.
시간을 챙기는 방식도 함께 쓰는 공간에 맞아야 했다
공용 수유실에서의 시간은 내 마음대로 정확히 끝나지 않을 때도 있다. 해야 할 일을 급히 마무리하려고 알람을 쓰는 것은 편리할 수 있지만 그 소리가 꼭 방 전체에 필요하지는 않았다. 알람은 내 상황을 확인할 시각을 알려주면 됐다. 모두에게 정리하라고 방송할 이유는 없었다. 이용을 마치는 시간과 그 시간을 전달받는 방법을 나눠 생각하니 다음 준비가 조금 선명해졌다.
먼저 그 장소의 이용 안내를 확인하기로 했다. 구조가 다르고 함께 있는 사람도 매번 달랐다. 어떤 날에는 혼자 쓰고 어떤 날에는 가까이 다른 아기가 있을 수 있었다. 표시된 이용 기준이 있다면 따르되, 아기와 보호자의 상황을 무시하고 시간을 기계적으로 재려는 마음은 줄였다. 다음 이용자를 생각하는 일과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는 일이 함께 있어야 했다.
내게만 들리는 신호가 필요할 때를 위해 넨네의 이어폰 알람도 집에서 시험했다. 실제 사용할 휴대폰과 이어폰에서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확인했다. 주변의 말과 아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식이어야 했고, 손이 바쁠 때에도 무리 없이 멈출 수 있어야 했다. 새 기능을 외출한 현장에서 처음 만지기보다는 여유 있을 때 알아두는 편이 나에게도 덜 부담스러웠다.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과도 대략적인 흐름을 이야기했다. 조금 늦어진다고 계속 메시지를 보내거나 재촉하지 않아도 되게 했다. 나 역시 모든 이동을 빈틈없이 붙이지 않기로 했다. 다음 일정이 촘촘하면 알람이 울린 뒤 누구보다 내가 먼저 조급해졌다. 조용한 신호와 이동의 여유를 함께 준비하니 그 공간에 들어가는 시간이 전보다 덜 시험처럼 느껴졌다.
나갈 시간을 알아도 서두르지 않을 수 있었다
다음 외출에서는 이용 안내를 먼저 읽고 물건을 꺼냈다. 필요한 것은 손 가까이, 소리 나기 쉬운 포장은 가방에 정리했다. 시간 알림도 밖에서 준비해뒀다. 그날도 모든 일이 예상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서, 마음이 급해질 때 돌아갈 순서가 있었다. 완벽한 외출보다 덜 당황하는 외출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조용한 신호를 듣고 현재 상황을 확인했다. 바로 일어나기보다 하던 일을 마친 뒤 차분히 정리했다. 옆자리에서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내 일정이 바뀌는 순간을 다른 사람이 함께 알아챌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내게 필요한 알림은 받았지만 그 방의 흐름은 끊지 않았다. 문밖에서 기다리는 가족에게도 준비되면 나가겠다고 미리 말해둔 상태였다.
나오면서 안쪽을 오래 살피지는 않았다. 누가 얼마나 쉬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서로 말없이 공간을 나눠 썼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지난번에도 모두 그렇게 자기 일을 마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시간을 지키는 배려를 생각하면서, 같은 순간 누군가에게 필요한 작은 조용함은 빠뜨렸다. 그 이후로는 내 알림을 고를 때 그 조용함도 함께 떠올린다.
아이와 외출하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서투른 순간이 생긴다. 그때마다 자신을 오래 탓하기보다 다음에 덜 당황할 방법을 하나 남기고 싶다. 내 경우에는 알람을 준비하는 장소와 듣는 방법이 그 하나였다. 누군가 괜찮다고 말해준 덕분에 지나갈 수 있었던 순간을, 다음 사람도 괜찮을 수 있는 준비로 이어가고 싶었다. 짧게 빌린 공간을 편안하게 돌려주는 방법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넨네
내 시간을 챙기는 동안, 옆자리의 평온도 이어지도록
공용 공간에서 개인적인 시간 신호가 필요하다면 넨네의 이어폰 알람을 살펴보세요. 장소의 안내를 따르고, 주변의 말과 아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시험하세요.
넨네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