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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검사 대기실

병원 검사 대기실에서
알람이 울려 식은땀 난 썰

검사 순서를 기다리며 잠깐 졸았을 뿐인데, 조용한 대기실 한가운데서 울린 알람이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평일 오전, 예약해 둔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접수와 문진까지 끝내고 나니 “조금만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 조금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정확히 말해주지 않았다.

대기실에는 낮게 켜진 뉴스 화면과 종이 넘기는 소리만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휴대폰을 보거나 눈을 감고 있었고, 간호사가 이름을 부를 때마다 몇 명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아침부터 긴장한 탓인지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검사 전에는 물을 마시면 안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커피를 사러 나갈 수도 없었고 멀리 움직이기도 애매했다. 의자에 앉아 휴대폰 화면을 보다가 10분만 눈을 감자는 생각을 했다.

혹시 내 이름이 불렸는데 못 들을까 봐 8분 뒤 알람을 맞췄다. 알람이 울리면 바로 일어나 전광판을 확인하면 되겠지 싶었다. 대기실은 조용했지만 그 조용함을 알람 설정에 반영하지는 못했다.

휴대폰을 코트 주머니에 넣고 팔짱을 꼈다. 잠들지 않으려 했는데 벽시계 초침 소리를 듣고 있자니 정신이 더 멀어졌다. 몸을 기대지 않은 채로도 사람이 잠들 수 있다는 걸 그날 알았다.

갑자기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진동이 먼저 느껴졌고 이어서 알람 멜로디가 대기실 전체에 퍼졌다. 낮은 소리로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조용한 공간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컸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 걱정을 안고 있었고,
내 알람은 그 조용한 틈으로 들어갔습니다.

짧은 소리가 지난 뒤

기다리는 공간의 조용한 약속

주머니 안에서 화면을 찾는 손이 급해졌다. 마스크 끈에 손가락이 걸리고 휴대폰은 코트 안감 쪽으로 더 밀려 들어갔다. 간호사가 데스크 쪽에서 고개를 들었고 맞은편에 앉은 보호자도 잠깐 나를 봤다.

알람을 끈 뒤에는 괜히 더 조심스럽게 앉아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기실의 정적이 돌아오자 내 소리만 도드라졌다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얼마 뒤 내 이름이 불렸고 나는 평소보다 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병원 대기실에서는 다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다. 피곤해서 눈을 감는 것도 시간을 놓칠까 걱정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인데, 알람 소리가 그 불안을 다른 사람에게까지 옮길 필요는 없었다.

다음 진료 예약 때는 이어폰을 챙겼다. 연결을 확인한 뒤 짧은 알람을 맞추고 휴대폰은 손에 닿는 가방 바깥 주머니에 넣었다. 이어폰 알람과 별개로 간호사의 호출과 전광판도 계속 확인하기로 했다.

이어폰으로만 알람을 들으니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도 적어도 대기실 전체를 깨울 걱정은 덜했다. 몇 분이라도 편하게 눈을 감았다가 조용히 화면을 보는 일이 가능해졌다.

그날의 알람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기다리는 공간에서는 짧은 소리도 오래 남는다. 그 뒤로 나는 조용해야 하는 곳일수록 언제 잘지가 아니라 어떻게 깰지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이 글은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넨네

기다리는 동안은 편하게,
알람은 나에게만.

조용한 대기 시간에는 이어폰으로만 들리는 알람으로 부담을 덜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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