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조용해진 저녁
아이 재워놓고 드디어 혼자 쉬는데, 내 알람 때문에 다시 재우게 된 썰
아이를 재운 뒤 얻은 짧은 혼자만의 시간. 잠깐 쉬려고 맞춘 알람이 침실까지 들려, 끝낸 줄 알았던 재우기를 다시 시작한 부모의 이야기.
넨네 편집팀 ·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거실 불을 낮추고 나서야 내 시간이 왔다
아이가 잠들면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저녁부터 보다가 멈춘 글을 끝까지 읽고, 아무 질문에도 답하지 않는 시간을 잠깐 갖고 싶었다.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장난감을 정리하는 동안 그 생각이 작은 보상처럼 남아 있었다. 침실에서 나오면 오늘의 마지막 일을 하나 마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하지만 재우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이는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고, 이불을 바꿔달라고 했고,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뒤늦게 시작했다. 나는 이제 자야 한다는 말을 다르게 돌려서 여러 번 했다. 불을 끄고 누워 있으니 나도 졸렸다. 아이의 숨소리가 조금씩 느려지는 걸 듣다가 몇 번은 내가 먼저 눈을 감았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침실에서 나올 때는 문손잡이를 끝까지 돌린 채 천천히 문을 당겼다. 발밑에 장난감이 없는지 봤고, 복도 불도 켜지 않았다. 거실 소파에 앉는 순간 어깨가 내려갔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공간이 이렇게 편할 수 있나 싶었다. 휴대폰 화면에는 낮에 답하지 못한 메시지가 쌓여 있었지만 바로 읽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 처음으로 내가 할 일을 내가 고르고 싶었다.
차를 끓일까 하다가 일단 십오 분만 쉬기로 했다. 지금 완전히 잠들면 밤에 하려던 일을 못 할 것 같아서 알람을 맞췄다. 눈을 감고 잠깐 몸을 내려놓은 뒤 다시 일어나겠다는 계획이었다. 거실에 있으니 침실까지는 괜찮겠지 싶었다. 문 하나와 복도 몇 걸음이 소리를 충분히 막아줄 것처럼 생각했다. 아이를 재우며 썼던 조심성이 알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쉬는 것도 시간을 정해놓고 했다
나는 휴대폰을 소파 팔걸이 옆에 놓았다. 평소 아침에 쓰던 벨소리가 선택되어 있었지만 음량까지 살피지는 않았다. 아이가 잠든 뒤라 작은 소리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작은지 듣지는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건 맞춰둔 십오 분이었다. 그 숫자 안에서는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담요를 무릎에 덮었다.
거실은 낮과 달리 조용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와 바깥에서 멀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렸다. 아이가 깨어 있을 때는 늘 한 가지 일이 끝나기 전에 다른 일이 시작됐는데, 지금은 다음 요구가 없었다. 나는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보다 가만히 있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았고, 하루 동안 움직이던 몸이 그제야 무거워졌다.
잠이 오기 전에는 아이가 다시 부르지 않을까 귀를 기울였다. 침실 쪽이 조용하면 조금 더 마음이 놓였다. 그 조용함 속에서 잠든 아이와 쉬는 내가 함께 있었다. 그런데 나는 깨어나는 소리를 준비할 때 그 사실을 잊었다. 혼자 있는 방에서 알람을 맞추는 기분으로 저장했다. 거실이 내 시간이 되는 순간에도 집 전체가 내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십오 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차를 마시고 글을 읽던 상상은 중간에서 끊겼다. 나는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시간이 잘 맞았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쉬었으니 이제 움직일 수 있겠다고 느낀 것이다. 소리를 끄려고 휴대폰을 들었을 때 침실에서 이불을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곧이어 아이가 나를 불렀다.
다시 침실에 들어간 순간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거의 바로 침실로 갔다. 아이는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났냐고 물어서 알람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나도 일어날 시간이냐고 했다. 그 질문을 듣고서야 내가 사용한 신호가 아이에게는 다른 뜻으로 들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아침마다 들었던 소리였으니 지금도 하루를 시작하라는 소리처럼 느꼈을 것이다.
아직 자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다시 눕혔다. 하지만 이미 눈을 뜬 아이는 물을 달라고 했고, 거실에 같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아까 잠들기까지 했던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이불을 정리하면서 속으로 시간을 계산했다. 쉬려고 맞춘 알람 때문에 오히려 더 오래 침실에 머물게 됐다. 한숨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 깬 것은 아이가 일부러 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혼자만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 두 마음이 같이 있어서 더 피곤했다. 나는 알람을 울린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그 화가 아이에게 넘어가지 않게 조심했다. 잠들기 전 손잡이 소리까지 신경 쓰던 사람이 휴대폰 소리를 놓쳤다는 사실이 어이없었다.
다시 조용해질 때까지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창밖에서 작은 소리가 나도 아이는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한번 깨고 나니 주변이 더 궁금해진 것 같았다. 나는 괜찮다고 답하며 등을 가볍게 쓸었다. 거실에 두고 온 휴대폰에는 읽지 않은 메시지가 그대로 있을 것이다. 차는 아직 끓이지도 않았다. 계획했던 저녁의 작은 보상은 뒤로 밀렸다.
내 십오 분을 끝내려던 소리가, 아이의 밤도 함께 끝냈다.
내 시간이 꼭 필요했던 이유
거실로 다시 나왔을 때는 처음 나왔을 때보다 늦었다. 이제 차를 마시면 잠들기까지 더 늦어질 것 같았고, 글을 읽을 기운도 별로 없었다.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면서 알람을 삭제했다. 그러고는 바로 후회했다. 알람이 문제였다고 아예 없애버리면 다음에는 소파에서 너무 오래 잠들 수도 있었다. 내게 필요한 휴식까지 같이 지워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를 돌보는 날에는 혼자 쉴 시간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렵게 나온 거실에서 십오 분을 정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쉬고 싶었던 욕구가 아니라 끝나는 방식이었다. 집이 조용해지면 작은 소리도 멀리 느껴질 수 있는데, 낮에 듣던 음량을 그대로 믿었다. 밤의 집에서는 준비를 다르게 해야 했다.
나는 다음날 낮에 휴대폰 알람을 다시 살폈다. 어느 소리가 선택되어 있고 실제로 얼마나 크게 나는지 확인했다. 진동만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지도 앉아서 봤다. 이어폰을 쓰는 방식도 찾아봤지만 아이가 부르는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니 착용 환경부터 생각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중이라면 내 귀만 편한 것으로 결정을 끝낼 수 없었다.
다른 보호자가 함께 있는 날에는 내가 잠깐 쉬는 시간도 미리 이야기했다. 누가 아이를 살필지 정하고, 그동안 쉬는 사람은 화면을 계속 확인하지 않아도 되게 했다. 혼자 돌보는 날에는 필요한 소리를 알아차릴 수 있게 짧은 휴식을 골랐다. 같은 거실 소파라도 그날 집에 누가 있고 내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에 따라 쉬는 방법이 달라졌다.
다음번 거실에서는 알람을 먼저 확인했다
나만 듣는 알람이 맞는 상황이라면 넨네 같은 앱을 살펴볼 수 있다. 나는 사용 전에 짧은 시험 알람으로 실제 출력과 음량을 확인하고, 필요한 주변 소리도 들을 수 있는지 보는 순서를 택했다. 이어폰이 빠지거나 연결이 끊기면 알람을 듣지 못할 수 있으니 연결 상태도 준비에 포함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살펴야 하는 상황에서는 현장의 필요가 먼저였다.
다음번에는 소파에 앉기 전에 컵을 꺼내고 읽을 글을 찾아뒀다. 잠깐 쉬고 나서 무엇을 할지 정해두니, 쉬는 시간을 끝낸 뒤 또 휴대폰을 헤맬 일이 줄었다. 그날의 신호는 아이를 다시 깨우지 않았고 나는 거실에서 예정한 만큼 쉬었다. 완벽한 저녁이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끝냈던 재우기를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따뜻한 차를 들고 앉아 글을 몇 문단 읽었다. 아이는 침실에 있었고 나는 거실에 있었다. 집 안에 두 사람의 다른 시간이 동시에 흐르는 느낌이 좋았다. 아이가 자는 동안 내가 꼭 집안일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쉬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었고, 그 휴식을 조금 더 잘 준비할 수도 있었다. 조용한 알람은 그 준비의 일부일 뿐이었다.
이제 거실에 나왔을 때 조용하다고 느끼면 그 조용함을 조금 오래 유지하고 싶다. 아이의 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내 휴식이 다시 끊기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십오 분을 끝내는 신호가 밤의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신호가 될 필요는 없었다. 어렵게 얻은 혼자만의 시간을, 마지막 몇 초까지 내 시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넨네
어렵게 얻은 혼자만의 시간, 끝나는 순간까지 조용하게.
나만 듣는 시간 신호가 필요하다면, 넨네의 이어폰 알람을 살펴보세요. 내 휴대폰과 이어폰에서 짧게 시험한 뒤 생활에 맞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넨네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