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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기 전

여객선 터미널에서 잠들어
탑승 시간을 놓칠 뻔한 썰

대합실에서 잠깐 쉰다는 것이, 마지막 탑승 안내를 놓칠 뻔한 아찔한 시간이 됐습니다.

섬에 들어가는 배는 하루에 몇 번 없었다. 출항 시간보다 한참 일찍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앞선 이동이 길었던 탓에 대합실 의자에 앉자마자 온몸이 풀렸다. 배를 놓치면 그날 일정 전체가 바뀌는 상황이었다.

표를 확인하니 탑승 시작까지 45분 정도 남아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버틸까 하다가 차라리 15분만 눈을 붙이면 나을 것 같았다. 바깥 바람은 세고 대합실 안은 따뜻했다.

창가 쪽 의자에 앉아 가방 끈을 팔에 감았다. 캐리어는 발끝에 붙여 두고 휴대폰에는 탑승 시작 10분 전 알람을 맞췄다. 숫자를 확인했으니 준비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터미널에서는 간헐적으로 안내방송이 흘렀다. 출항 정보, 분실물 안내, 매점 안내가 계속 들렸고 그래서 내 알람도 자연스럽게 들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어폰은 꺼내지 않았다.

고개를 창 쪽으로 기댄 뒤 기억이 끊겼다. 바깥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뜻했고 멀리서 들리는 안내방송은 잠을 깨우기보다 오히려 배경음처럼 느껴졌다. 눈을 감은 지 몇 분 되지 않았다고 믿었다.

그러다 알람 소리가 들렸다. 낯선 장소에서 울리는 익숙한 멜로디라 처음에는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이 일어나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이고 나서야 내가 꽤 깊이 잠들었다는 걸 알았다.

낯선 곳에서 시간은 더 빨리 지나가고,
알람 소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닿았습니다.

탑승 마감 7분 전

여행의 시작을 놓치지 않으려면

휴대폰을 끄고 전광판을 확인하니 탑승 마감까지 7분 남아 있었다. 가방을 둘러메고 캐리어를 끌며 탑승구 쪽으로 뛰었다. 아까까지 느긋했던 대합실이 갑자기 너무 넓게 느껴졌다.

탑승구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난 뒤에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배에 올라 자리에 앉았지만 놓치지 않았다는 안도감보다 대합실에서 울린 내 알람이 더 선명했다. 나보다 먼저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한 소음이었을 것이다.

터미널은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시작이고 누군가에게는 일하러 가는 길이며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저마다 다른 마음으로 기다리는 공간에서 내 알람이 갑자기 끼어든 셈이었다.

그다음부터는 배나 기차처럼 낯선 이동을 앞둔 날 이어폰과 알람을 함께 확인한다. 탑승 시간보다 충분히 앞서 알람을 맞추고 내 귀에만 들리는 신호로 깨어나 전광판을 다시 본다.

이어폰 알람이 있다고 해서 안내방송을 안 들어도 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잠깐 쉬는 동안 스피커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번질 걱정 없이 내 일정에 맞춰 깰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편했다.

그날 배가 항구를 떠날 때 창밖을 보며 생각했다. 긴 이동 전 잠깐 눈을 붙이는 건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일 수 있다. 다음 목적지에 늦지 않고 같은 대합실에 있는 사람도 방해하지 않으려면 깨는 준비까지 해두는 편이 좋다.

이 글은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넨네

여행 전에는 편하게 쉬고,
탑승 시간은 놓치지 않게.

낯선 대기 공간에서도 이어폰으로만 울리는 알람으로 시간을 챙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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