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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상영 50분 전

영화관 로비에서 잠들어
심야 영화를 놓칠 뻔한 썰

일부러 마지막 회차를 예매했는데, 로비 의자에서 눈을 뜬 시각은 영화가 이미 시작된 뒤였습니다.

보고 싶던 영화의 좋은 자리는 심야 회차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 날이 쉬는 날이라 망설이지 않고 예매했지만, 저녁 약속이 일찍 끝나는 바람에 영화관에 5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쇼핑몰 매장은 하나씩 문을 닫고 있었다. 팝콘을 미리 사면 눅눅해질 것 같아 로비 구석의 푹신한 의자에 앉았다. 안내 화면에는 내 영화 제목과 상영관 번호가 아직 표시되지 않았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닌 탓에 다리가 묵직했다. 가방을 안고 등받이에 기대자 잠깐 눈을 감고 싶어졌다. 상영 15분 전으로 알람을 맞추면 화장실에 다녀오고 팝콘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비에는 광고 영상과 청소기 소리가 계속 났다. 이 정도로 시끄러우면 알람이 울려도 민폐가 아닐 것 같았다. 휴대폰 음량을 확인하지 않은 채 코트 주머니에 넣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렸다. 직원이 마감 안내를 하는 목소리도 희미하게 기억난다. 그러다 몸이 의자 깊숙이 미끄러지면서 주변 소리가 전부 멀어졌다.

누군가 의자 옆 테이블을 닦는 소리에 눈을 떴다. 로비는 아까보다 훨씬 비어 있었고, 매점 한쪽 조명도 꺼져 있었다. 불길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보니 영화 시작 시각에서 8분이 지나 있었다.

알람 기록은 남아 있었지만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주머니 속 두꺼운 코트와 로비 광고음에 묻힌 것 같았다. 나는 가방을 들고 상영관 쪽으로 뛰었다.

알람은 울렸지만 나는 듣지 못했고,
기다리던 영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상영관 입구

시끄러운 로비에서도 나에게 닿는 신호

입구 직원이 조용히 문을 열어줬다. 안에서는 예고편이 끝나고 영화사 로고가 나오고 있었다. 어두운 계단에서 좌석 번호를 찾느라 휴대폰 화면을 켰고, 이미 앉아 있는 사람들 앞을 지나야 했다.

본편의 첫 장면은 놓치지 않았지만 숨이 가라앉는 데 한참 걸렸다. 좋은 자리를 고르고 50분이나 일찍 도착했는데, 정작 기다리는 동안 잠들어 시작을 놓칠 뻔했다는 사실이 어이없었다.

다음 심야 영화를 예매했을 때는 이어폰을 낀 채 짧은 알람을 시험했다. 광고와 안내방송이 나오는 로비에서도 귀 가까이의 신호는 작은 음량으로 분명하게 들렸다.

상영 시각만 믿지 않고 입장 안내 화면도 확인했다. 알람은 상영 20분 전과 10분 전으로 나눠 맞추고, 첫 알람에 깨면 바로 매점과 화장실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날은 작은 알람에 눈을 뜬 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바로 꺼냈다. 주변 사람들은 광고 화면을 보고 있었고 누구도 이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여유 있게 팝콘을 사고 상영관 문이 열리는 것도 확인했다.

영화관 로비는 조용한 공간은 아니지만 소리가 많은 만큼 내 휴대폰 알람은 쉽게 묻힐 수 있다. 크게 울리는 알람보다 나에게 가까이 도착하는 알람이 더 확실하다는 걸 알았다.

이제 늦은 회차를 기다릴 때 피곤하면 억지로 버티지 않는다. 가방을 몸 가까이 두고, 이어폰 연결과 알람을 시험하고, 안내 화면을 다시 확인한다. 그렇게 준비하면 짧은 휴식이 영화의 첫 장면을 빼앗아 가지 않는다.

이 글은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넨네

기다리는 동안은 잠깐 쉬고,
첫 장면은 놓치지 않게.

소리가 많은 공간일수록 이어폰 알람이 실제로 들리는지 먼저 시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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