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전 마지막 한 시간
빈 강의실에서 시험 전 잠들어
조교에게 들킬 뻔한 썰
시험까지 한 시간 남겨 두고 빈 강의실에서 눈을 붙였다가, 큰 알람 소리에 가장 먼저 놀란 사람은 나였습니다.
중간고사 첫날은 전날보다 더 피곤했다. 밤새 외운 내용을 다시 훑느라 잠을 거의 못 잤고 오후 시험까지는 한 시간 남아 있었다. 카페에 가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도서관까지 걸어갈 힘도 없었다.
강의동 3층을 돌다가 불이 꺼진 빈 강의실을 발견했다. 문에 붙은 시간표를 보니 다음 수업까지 50분 정도 남아 있었다. 뒤쪽 창가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을 베개처럼 팔 아래에 받쳤다.
처음에는 잠들 생각이 없었다. 눈만 감고 머릿속 내용을 정리하려 했다. 그런데 책상 위에 이마를 대자마자 몸이 먼저 쉬는 쪽을 택했다.
혹시 너무 깊이 잠들까 봐 휴대폰 알람을 25분 뒤로 맞췄다. 시험장까지 걸어가는 시간, 화장실에 들를 시간, 마지막으로 공식을 볼 시간을 계산한 결과였다. 준비를 꽤 철저히 했다고 믿었다.
이어폰은 가방 속 파우치에 있었는데 꺼내지 않았다. 강의실이 비어 있으니 알람이 조금 울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문이 닫혀 있었고 복도도 한산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꿈속에서 누가 종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시험 시작 종인 줄 알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게 내 휴대폰 알람이라는 걸 알았다.
빈 강의실이라고 생각했던 곳도,
다음 사람의 수업을 기다리는 공간이었습니다.
문이 반쯤 열린 순간
비어 있는 듯 보이는 공간에서도
고개를 들었을 때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조교로 보이는 사람이 출석 자료를 들고 서 있었고 뒤에는 다음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 둘이 기다리고 있었다. 알람은 책상 위에서 진동하며 한 번 더 울렸다.
나는 휴대폰을 끄면서 죄송하다고 작게 말했다. 조교는 괜찮다고 했지만 비어 있던 공간을 내가 잠깐 빌렸다는 사실이 갑자기 크게 느껴졌다. 책과 필통을 급히 챙겨 나오는 동안 등 뒤가 뜨거웠다.
시험장으로 가는 계단에서야 호흡이 조금 가라앉았다. 다행히 시험에는 늦지 않았지만 잠깐의 휴식이 너무 소란스럽게 끝났다는 생각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시험지를 받기 전까지도 아까 알람 소리가 귀에 남아 있었다.
그 뒤로는 강의동에서 쉴 때 이어폰을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빈 공간이라도 누군가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고 강의실 문 하나를 사이에 둔 복도에는 늘 다른 수업이 이어진다.
이어폰 알람은 나를 더 편하게 했다. 크게 울릴까 봐 잠을 참거나 알람을 못 들을까 봐 불안해할 필요가 줄었다. 조용히 깨서 가방을 챙기고 다음 일정으로 움직이면 됐다.
시험 전날처럼 피곤한 날은 지금도 있다. 그래도 잠깐 눈을 감는 일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대신 내가 쉬는 공간을 누군가가 곧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곳의 정적을 함께 생각하게 됐다.
이 글은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넨네
시험 전에는 잠깐 쉬고,
알람은 조용하게.
캠퍼스에서 짧은 휴식이 필요할 때 내 귀에만 들리는 알람으로 시간을 지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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